찾았다, 맛의 진수
조선일보...광명·구리=김성윤 기자 입력 : 2013.10.17 04:00
광명시장과 구리전통시장은 수도권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1960년대 말~1970년대 초 골목에 상점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시장 모습을 갖추기 시작해 이제는 수백 점포가 가득 들어찬 규모와 내실을 자랑하고 있다. 시장에 먹거리와 맛집이 빠질 수 없다. 광명시장에는 빈대떡과 파전을 비롯해 각종 전을 파는 이른바 ‘빈대떡집’이 시장통을 따라 10여곳 모여 있어 ‘빈대떡 골목’이라 부른다. 구리시장은 시장 옆 골목을 따라 돼지곱창볶음을 파는 식당 20여곳이 몰린 ‘곱창골목’이 있다.
- 광명시장
- 주소 경기 광명시 광명동 158
- 영업시간 오전 9시 ~ 오후 10시
- 개설년도 1972년
- 홈페이지 http://sijang.gm.or.kr/
- 특이사항
최근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대상자로 선정되어 2015년까지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다. 시장 근처 10km 이내 지역까지 무료 배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가는 길
7호선 광명사거리역에서 내려 10번 출구로 나가면 시장 입구가 바로 보인다. (02)2614-0006
빈대떡 골목
광명시장 빈대떡 골목에서는 원조광명할머니빈대떡(02-2618-6176), 춘자네빈대떡(070-8117-6219) 등이 대표로 꼽힌다. 이 중 광명할머니빈대떡집을 찾았다. 빈대떡이 12가지로 다양하다. 녹두 반죽만을 지진 녹두빈대떡(3000원)과 김치빈대떡(5000원), 굴빈대떡·고기빈대떡(7000원) 등 속 재료를 하나씩 넣은 빈대떡이 있다. 돼지고기와 김치 등 속 재료를 두 개씩 넣은 빈대떡은 8000원 받는다.
부침개는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지져야 맛있다. 특히 빈대떡은 주재료인 녹두가 기름을 흠뻑 빨아들인다. 하지만 서울 광장시장 등 요즘 부침개로 이름난 곳에 가보면 기름을 너무 많이 쓴다. 전이 아니라 튀김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원조광명할머니빈대떡' 가게에서 빈대떡을 먹음직스럽게 굽고 있다.
광명할머니빈대떡집에서는 기름을 넉넉히 두르되 과하지 않았다. 겉이 바삭하지만 느끼하지 않다. 속은 흐물흐물하달 정도로 부드럽고 촉촉하다. 빈대떡이 원래 어떤 맛이어야 하는지 아는 듯했다. 커다란 접시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로 푸짐하기까지 하다.
파전도 훌륭하다. 빈대떡만큼이나 커다란 파전은 두툼하면서도 속까지 제대로 익어서 밀가루 반죽에서 나기 쉬운 풋내가 없었다. 전체적으로는 두툼하지만 밀가루 반죽과 속 재료 사이사이 빈틈이 있다. 이 틈새로 철판에서 뜨거운 기름과 열기가 전해져 속까지 잘 익을 수 있었던 모양이다. 밀가루 반죽과 속 재료, 어느 하나도 너무 많거나 적지 않고 비율이 적당했다. 고추파전 4000원, 오징어·김치오징어·김치고기파전 각 5000원, 해물파전 6000원. 부침개에는 막걸리가 제격이다. 막걸리 1병 3000원, 동동주 반 되 3000원, 한 되 6000원 받는다.
그 밖의 먹거리
빈대떡을 맛보러 찾았던 광명시장에서 정말 훌륭한 칼국수를 만났다. 홍두깨칼국수(02-2625-6235)이다. 스테인리스 냉면 사발 가득 퍼주는 칼국수가 단돈 2500원. 가격도 가격이지만 맛이 대단하다.
주문이 들어오면 두건을 쓰고 귀고리를 한 주인이 가게 앞에서 직접 홍두깨로 민 밀가루 반죽을 칼로 썰어 국수로 만든다.
육수가 펄펄 끓고 있는 커다란 들통에 이 국수를 쓸어 넣고 휘휘 젓는다. 이 식당에는 뜨거운 국물이 담긴 들통이 3개나 있고, 앞으로 쓸 육수가 가득 담긴 들통이 5개 더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잘 익은 국수가 동동 뜬다. 직원이 능숙한 솜씨로 국수를 건져 사발에 담고 육수를 부어 재빨리 손님에게 내준다.
가락국수처럼 통통한 칼국수 면발은 치아를 튕겨낼 정도로 탱탱하다. 잘 숙성시켜 밀가루 냄새가 전혀 없다. 국물은 자칫 건어물에서 나기 쉬운 비린내 없이 마른 멸치 고유의 구수한 감칠맛만을 뽑아낸 솜씨가 대단하다. 같은 국물을 쓰는 잔치국수(1000원)는 미리 삶아놓은 소면이 약간 퍼진 상태였지만, 가격을 고려한다면 역시 아깝지 않은 맛이다.
광명왕족발보쌈(02-2683-7035)은 서울 문래동에서 1962년부터, 이곳 광명시장에서 1982년부터 영업해온 족발집이다. 직접 삶은 족발이 껍질은 쫄깃하고 속살은 야들야들하다. 캐러멜이나 약재를 과하게 쓰지 않아 족발 고유의 맛과 향을 가리지 않는다. 돼지 앞다리만을 쓴다는데, 큰 것은 1개 2만2000원이고 작은 것은 2만원이다. 김을 즉석에서 구워주는 가게도 몇 있었는데, '웰빙참숯김'이라고 내건 가게는 흔히 쓰는 철판 대신 화로에 담긴 숯에 김을 구워 더 바삭하고 향이 좋다. 1봉지 2000원.
구리전통시장
주소 경기도 구리시 검배로 6번길 66
영업시간 오전 9시 ~ 오후 10시
개설년도 1960년대 후반
특이사항
구리, 남양주시 내 유일하게 등록된 인정시장으로 올해 121면 주차공간 및 화장실을 보유한 주차빌딩을 새로 준공해 고질적인 주차문제를 해결했다.
곱창골목
이곳 곱창 골목에서는 골목 초입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원조유박사곱창(031-568-0320)과 이모네곱창(031-552-9636)이 터줏대감으로 꼽힌다. 가게마다 앞에서는 커다란 철판에서 곱창을 볶고, 뒤에서는 양배추를 산처럼 쌓아놓고 다듬어 채 썰고 있었다. 1989년에 문 열었다는 유박사곱창집에 들어갔다. 오후 2시인데도 식당 절반이 차 있었다.
이곳 식당들이 쓰는 곱창은 당연히 값비싼 소곱창이 아니라 돼지곱창, 정확히는 대창이다. 돼지의 창자는 소창과 대창, 막창 순서로 이뤄진다. 소창은 순대 만들 때 주로 쓰이고, 막창은 최근 구이용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만만찮다.
가장 많이 주문하는 야채곱창(7000원)을 주문했다. 돼지 대창과 당면, 깻잎, 채 썬 양배추를 고추장 양념에 볶는다. 대창을 좋아한다면 채소나 당면을 넣지 않는 알곱창(9000원)이 낫겠다. 순대볶음(7000원)도 있다. 정통 순대가 아니라 분식집에서 파는 당면으로 채운 대중적 순대를 쓴다.
철판이 넘치도록 푸짐하게 담은 야채곱창이 곧 등장한다. 너무 달지 않고 적당히 매콤하다. 잘 데쳐낸 대창이 보들보들 씹힌다. 대창에서 나기 쉬운 구린내를 잘 잡아 거부감이 없다. 식당을 나오다 대창 구린내를 잡는 요령을 알아냈다. 철판 앞에는 식용유과 함께 소주가 담긴 커다란 페트병이 놓여 있었다. 대창을 기름과 양념에 볶다가 소주를 뿌린다. 이 소주가 구린내와 잡내를 없애주는 듯하다.
그 밖의 먹거리
대구에는 '납작만두'라는 음식이 있다. 소라곤 당면 몇 가닥이 전부인 만두다. 번철에 기름을 조금 두르고 지져낸 다음 간장을 살짝 뿌려 낸다. 대단한 재료가 들어가지도 않고, 별미라기엔 심심하다. 하지만 이상하게 자꾸 먹게 되는, 무심한 맛의 음식이 바로 납작만두이다.
구리시장 좌판에서 만두를 직접 빚어서 파는 박가네손만두 여사장은 고향이 대구라고 했다. 그는 어릴 때 즐겨 먹던 납작만두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해 '납작왕손만두'를 개발했다고 했다. 납작한 모양은 납작만두 그대로지만, 훨씬 크고 두부와 돼지고기 따위 소를 배부르게 넣었다. 납작하게 프라이팬 따위에 지질 때 더 넓은 면적이 뜨거운 면에 닿는다. 덕분에 전체적으로 더 노릇하고 바삭하게 익는다. 이걸 찜통에 데쳐서 판다. 집에 사 와서 지져 먹기 알맞다. 6개 5000원 받는다.
가는 길
중앙선 구리역에서 내려 3번 출구를 나와 큰길(경춘로)에서 오른쪽으로 가다가 돌다리사거리 지나면 바로 시장 입구가 보인다. (031)568-8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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