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먹는 채식이 진짜 건강식- 주선태(경상대 축산학과 교수)
경남신문 2015-02-10 07:00
최근 우리 사회에는 채식은 건강에 좋지만 육식은 몸에 좋지 않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은 절대 건강에 좋지 않다. 우리 몸은 채소뿐만 아니라 고기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채소가 훌륭한 섬유소의 공급원이라면 육류는 훌륭한 양질의 단백질원이다. 고기는 채소와 달리 우리 몸에서 스스로 만들지 못하는 필수아미노산들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채식이라는 편식에서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는 고기가 건강에 안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고기를 많이 먹으면 암에 걸리기 쉽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그런 말들은 고기를 먹지 못하게 만들기 위한 루머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적색육이나 햄과 소시지 같은 소금을 첨가한 육가공제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암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고도 보도됐다. 그러나 이것도 고기나 가공육의 섭취가 지나치게 많은 미국을 포함한 서구의 연구결과일 뿐이다. 미국 사람들처럼 매일 엄청난 양을 먹지 않는 한 걱정할 일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어르신들 중에는 고기가 몸에 맞지 않기 때문에 안 드신다는 분도 계신다. 고기를 먹으면 왠지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사람은 서양인들처럼 육식이 몸에 맞지 않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우리 한민족은 이미 고조선 시대부터 각종 짐승들을 잡아 그 고기를 먹었던 민족이다. 상고시대 한반도 생활인들의 유적에서는 사슴과 멧돼지의 뼈뿐만 아니라 소와 말의 뼈도 발견되어 당시의 식생활이 육식 위주의 형태였음을 짐작케 한다.
일본에서 발표되는 자료들을 보면 고기를 먹는 것이 몸에 나쁘기는커녕 오히려 장수의 비결이라는 것들도 많다. 일본 자료에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사망 원인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던 뇌졸중이 영양상태의 개선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의 사망원인 1위는 소위 ‘중풍’이라고 불리는 뇌졸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뇌졸중이라 하면 뇌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침착하여 혈관이 좁아진 결과 터지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비만한 미국 같은 나라에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채식을 너무나 잘 하고 있는 우리나라 노인들은 뇌혈관벽이 얇아지고 탄력을 잃어 터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확실히 우리나라 노인들은 육류소비량이 높은 외국의 노인들에 비해 중풍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덴마크, 스웨덴, 독일 등은 우리나라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육류소비량이 높지만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으며, 중풍에 걸려 사지불수가 되는 노인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왜 그럴까? 웰빙식인 채식을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하는데, 왜 뇌혈관벽이 탄력을 잃고 얇아져서 중풍에 걸리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일까? 그 이유는 채식을 하면 염분은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게 되는 반면,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는 부족하게 되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고혈압과 동시에 탄력을 잃고 얇아진 뇌혈관벽이 원인이다. 그런데 염분을 과다섭취하면 고혈압을 피할 수 없고,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가 부족하면 뇌혈관이 튼튼해질 수가 없다. 따라서 채식을 하는 것보다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이 적절히 함유된 고기를 같이 섭취하는 것이 뇌졸중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니 이제 건강한 장수를 원한다면 채식 식단에 고기를 더하면 된다. 고기 먹는 채식이야말로 채식의 불완전한 건강을 완전한 건강으로 바꾸는 마법의 식단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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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태 경상대 축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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